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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링, 청년의 마음에 닿기까지

김세정 기자

2020년 2월 2일

창업동아리 ‘마링’은 ‘마봉이’라는 제품을 통해 청년이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성심은 ‘마링’이 바라본 청년의 마음을 알아보고자 마링 백승엽 대표(심리학 14)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링 (마인드링크)’

2016년 ‘마음전시회’ 개최

2017년-2018년 전시회 진행 및 유튜브 ‘마링의 비쁠심리학’ 채널 운영

2019년 감정인형 ‘마봉이’ 런칭& 크라우드펀딩 진행



성심: 마링(마인드링크)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백승엽 대표: 저희 마링이 ‘마봉이’라는 제품을 만들고, 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꼭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마링이 지닌 비전과 소셜미션은 증가하고 있는 20대들의 우울증을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청년이, 집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스스로, 쉽게 내 마음을 케어하고, 내 마음이 아픈지, 안 아픈지를 진단하고,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컨텐츠와 귀여운 인형으로 접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접근했어요.

취업, 연애 등으로 주변 친구들이 다들 힘드니까 자기가 힘든지, 마음에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 전혀 인지를 못해요. 하지만 이것을 인지하고 스스로 관리할 줄 아는 것이 지금과 나중의 나를 위해 필요한 작업이거든요. 그래서 저희 마링은 스스로 내가 마음의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이 문제를 스스로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일련의 인지과정을 마봉이와 저희 영상 컨텐츠, 문화예술 컨텐츠로 접근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어요.






성심: 마링은 청년들의 우울함이나 마음 빈곤 등에 대해 다루고자 하신 것처럼 보입니다. 지금 청년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백승엽 대표: 일단 가장 큰 문제점은 통계자료에서도 증빙하듯이 취업 스트레스죠. 당장 미래가 확실하지 않다 보니, 이 불확실성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상당합니다. 지금 당장 내가 종강하고 자격증을 따야 하는지, 아님 종강하고 나서 쉬어야 하는지 하나를 결정 못 해요.

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대학생 친구들이 특히 불확실성에 대한 확신을 얻고 싶어하는 경향이 크거든요.

인간관계에서도 불확실성으로 인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죠. 내가 이 친구로부터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게 맞는 건지? 아님 내가 이 사람들이랑 어울려서 얻는 건 무엇인지?, 이렇게 이해관계와 시간의 합리성에 따라서 관계를 맺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어요. 종강하고 방학 동안은 연락 안 하다가 개강하면 “너 이번에 학교 다녀?”이러면서 필요에 따라 관계를 맺는 방식이 대표적이죠. 장기적인 연결고리가 없는 관계들이 대학생들에게는 좀 더 고립감을 주죠.

또 타향살이하면서 생각나는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사람들은 많지만 정작 내가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이런 도시화의 부작용. 이런 요인들이 20대 청년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우울의 원인이라고 저희는 진단했습니다.



성심: 가끔은 청년들의 ‘혼자 있고 싶어’는 말 그대로 외딴 섬처럼 혼자 존재하고 싶다는 것은 아닌 것 같아 보입니다. 프로젝트 스토리에서도 언급하셨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백승엽 대표: 이건 사실 청년들만의 문제는 아니고요.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이에요. 인간의 마음에는 항상 양면성이 존재하거든요. ‘나는 이렇게 하고 싶은데, 이렇게도 하고 싶고’ 계속 갈등을 하잖아요. 인간관계에서도 똑같고 취업에서도 똑같고. 뭐 어느 순간이나 양면성에 대한 혼란은 항상 있거든요. 인간관계로 범위를 좁혀서 이야기하자면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항상 남들과 함께 나누고, 함께 하고 싶은 그런 욕구들을 전제로 한다고 저는 생각해요. 예를 들면, 정말 힘든 날 친구가 만나자고 했을 때 쉬고 싶잖아요. 그래서 거절하고 막상 쉬고 있으면 친구랑 같이 한잔했으면 그래도 스트레스가 풀렸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들죠. 이런 심리는 꼭 청년뿐만 아니라, 30대, 40대 더 민감한 청소년 시기들 친구들도 항상 고민인 거죠.



성심: “역곡동, 이야기의 시작”에서 부터는 지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역곡동에 대한 애착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역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백승엽 대표: 저한테 역곡은 ‘제2의 고향’이죠. 역곡이라는 동네가 제 20대 초반을 함께한 동네이니까요. 역곡 자랑을 좀 하자면 일단 지역의 면적은 작은 데 있을 건 다 있어요. 제 집 근처 1분 거리에 PC방 있고, 편의점 있고, 그 앞에 스시마리오 있고, 빵집 있고. 5분만 걸어가면 역 있고, 서울 가는 심야버스 탈 수 있고, 서브웨이, 스타벅스 다 있어요. 저는 접근성과 기능적, 집약적으로 역곡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역곡을 많이 사랑하고 있고, 졸업하고 나서도 계속 살고 싶어요.

이에 반해 역곡이 가지고 있는 어두운 점이 있죠. 특히 대학생들만이 가지고 있는 역곡에 대한 외로운 감정들이 있죠. 주변에 자취하는 친구들은 많은데 막상 술을 한잔하고 싶을 때 부를 사람은 없는, 다들 ‘나는 외로워’라고 대놓고 이야기하진 않지만 다 마음 한구석에는 외로운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저희 팀원들이 자취 경험이 있고, 자취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타향살이, 자취의 외로운 감정에 대해 공감을 많이 했어요. 집을 떠나서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 청년들의 외로움을 끄집어내는 작업을 스토리에서 부각을 좀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고요.



성심: 대학생들은 대학에 재학하는 기간 동안 그 지역에 가장 많이 머무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졸업과 동시에 그 지역을 떠날 수도 있겠지만, 가장 많은 추억이 깃든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지역사회와 대학생의 관계에 대한 대표님의 견해를 말씀 부탁드립니다.

백승엽 대표: 서로 상생하는 거죠. 대학교를 거점으로 하는 지역사회의 인프라들은 항상 대학이라는 거대한 조직이 있기 때문에 서로 상생하고, 같이 시너지를 내는 긍정적인 효과가 분명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가톨릭대학교가 부천시에 기여하는 바가 굉장히 크다고 이미 알고 있고, 역으로 부천시가 가톨릭대학교와의 협업을 통해 복지사업과 같은 각종 사업들을 많이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가톨릭대 학생들과 역곡이 유기적인 라포 관계가 형성되어있는지를 생각해 보았을 때는 그건 좀 아쉽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지역 상권과의 관계는 라포가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단골에 한해서 학생들에게 외상이나 가불도 해주고. 저 같은 경우에도 상상테라스 카페 사장님이랑 많은 이야기도 하고, 취해서 가면 숙취음료제를 만들어 주시기도 해요. 그 외에도 제가 ‘용서점’에서 글쓰기 모임을 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주민들이랑 역곡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요. 이렇게 지역사회가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활용하려고 노력을 하고요. 친밀감도 느끼는데 요즘은 상권과 대학생의 관계가 많이 약해지고 있는 게 사실이죠. 그 이유로 한 가지를 뽑자면 대학생들은 4년 짧으면 1~2년이면 역곡을 떠나잖아요. 이렇게 대학생들이 역곡을 ‘거쳐 가는 곳’으로 여기기 때문에 정을 안 붙이려는 경향이 있어요. 실제로 선배들과 약속을 잡을 때 역곡에서 만나자고 하면 치를 떨더라고요. “역곡 왜? 다시 거길 가야 하는데?”라고 하기도하고. 대학생은 역곡을 거쳐가는 곳으로 더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요.



성심: 비슷하게 지방의 청년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서는 서울로 ‘상경’해야 한다고들 합니다. 이러한 인식이나, 지방과 서울의 인프라 차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백승엽 대표: 20대 청년들이 더 나은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어찌 되었건 수도권, 그중에서도 서울에서의 경험을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고등학교 때까지 시골에서 살았어요. 제가 특히 시골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더 느끼는 바가 있는 것 같아요. 지방에서는 아무리 같은 목표를 설정해도 스펙이나 경험을 쌓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스무 살, 가톨릭대학교 오기 전까지 기자가 꿈이라서 매일 지역사회 신문사에 격주로 기고를 했었고, 논술도 공부했었어요. 지방에서는 이게 기자가 되기 위한 스펙 쌓기의 전부였죠. 그래서 제가 역곡으로 오면서 먼저 한 활동은 대외활동이었어요. 그때 기자가 되기 위한 스펙을 많이 쌓았죠. 저는 사실 스펙이라는 말보다 제 경험이 많이 쌓였다고 생각해요. 대외활동 5개를 하면서 불특정 다수와 이야기해 보는 과정이 제가 스무 살 때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시골에서 할 수 없었던 걸 서울이라는 곳으로 무대가 옮겨지니까 할 수 있는 게 많아졌죠. 일단 사람이 많고, 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서울이 저는 좋다고 생각해요. 경험의 폭이라든지, 만날 수 있는 사람들, 스스로 경험해 볼 수 있는 문제들이 다양하니까요.



성심: 마봉이 펀딩 스토리는 “내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선 ‘글쓰기’가 중요하다”고 말하며 시작하고 있습니다. 글쓰기를 치유의 방법으로 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백승엽 대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역곡에 있는 작은 독립서점에서 매주 글쓰기 모임을 하고 있어요. 1시간 동안 각자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자유롭게 나눠요. 오늘 쓰고 싶은 글이 생각나지 않으면 쓰지 않아도 되고요. 여러분께서 그 공간을 상상하실 수 있게 자세히 설명을 해보자면 저는 대학 생활에 대해서 글을 써요. 옆에 계신 분은 60대 할머니이신데 30년 전에 갔던 스페인 신혼여행에 대한 글을 쓰시고, 어떤 분은 요즘 감명 깊게 본 영화에 대해 쓰고, 고등학생 친구는 지난달에 있었던 학교 축제에 대한 글을 썼어요. 그냥 같이 글을 써요. 그리고 공유하고, 사유하고, 감상을 나누는 과정을 함께하는 모임인 거죠. 글을 실제로 쓰고 낭독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이 더 확고해지고, 명확해지잖아요.

심리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해요. 인지행동치료심리학에서 우울과 스트레스, 불안 해소의 차이는 자신의 정서가 어떤지를 명확하게 인지하는 ‘정서인식명확성’에 따라 갈린다고 말하거든요. 내가 우울한지, 슬픈지, 화가 나는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어떻게 해소하고, 극복해낼 수 있는 무의식적인 힘·사고를 기를 수 있다는 말이에요. 내 마음을 명확하게 인지하는 것 중에서 가장 낮은 단계가 글쓰기이고요. 일기가 가장 대표적이죠. 일기를 쓰고 나면 다음날 이불킥은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치유가 되는 과정이거든요. 글쓰기가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습관으로 형성되었을 때는 더 확실하게 효과가 있어요. 저희 마봉이도 이런 것에 착안을 해서 나온 아이템이에요.



성심: 마링이 아직 사업으로서는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신감 있게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본인이 문제의 당사자인 청년이기 때문’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청년 문제에 대해 청년 당사자가 말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백승엽 대표: 제가 지금은 이렇게 심리 문제를 프로젝트를 통해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저 역시도 힘들었던 부분이 많았어요. 그 과정에서 저와 저희 팀원들이 느꼈던 마음들이 역곡에서 살고 있는 청년들, 가대생들, 더 나아가서는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 모든 20대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마음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에 대해 확신도 있었고요. 40·50대의 심리학 석사, 박사를 따고 상담소를 개업한 분들과 정신과 의사들이 놓치고 있는 청년들의 마음을 당사자인 우리는 알 수 있으니까요.



성심: 마지막으로 신입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백승엽 대표: 가톨릭대학교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꼭 찾았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 지, 무엇이 필요한지를 명확하게 확인하고 가톨릭대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학교를 다니다 보면 ‘학교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냐’라는 생각도 하고, 학교의 인프라와 아웃풋을 비아냥거리면서 불만을 가질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대학 생활, 취업,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항상 외부 시스템을 불평한다고 자기 자신이 변하는 건 아니거든요.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이 무엇인지, 내가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서 지금 당장 뭘 하고 싶은지를 잘 모르겠더라도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다양한 취업프로그램, 창업교육, 4차산업혁명 코딩교육,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국책 사업이라든지 교수님들과의 인프라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꼭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찾았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청년이기에 아는 마음들을 과감히 분석하고, 접근하는 ‘마링’의 노력은 양질의 컨텐츠와 제품으로 드러나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로 청년들의 아픔을 포장하는 사회에서 마링은 ‘우리의 아픔을 더 이상 포장하지 말자고’ 위로한다. 이처럼 마링의 비전과 컨텐츠에서 전해지는 진심은 청년들의 마음에 닿고 있다. 앞으로 마링의 컨텐츠와 제품이 더 많은 이들의 마음에 닿기를 기대해본다.



출처: https://cukkyoji.tistory.com/491 [성심교지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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